일회용품 줄이는 장곡고 ‘용기내, 챌린지!’플라스틱 용기대신 다회용 그릇에 음식 담아오는 [착한소비 프로젝트]예전 배달 주문은 치킨·짜장면이 대세였다면 이젠 손가락 몇 번만 누르면 무궁무진한 음식들을 집안에서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집도 떡볶이를 좋아하는 아이들 덕분에(?) ‘집안에 일회용 나무젓가락으로 빌딩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농담할 정도로 음식 배달이 잦다.
맛있는 음식을 편히 먹는 일은 참 행복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배달음식과 함께 온 비닐포장지와 나무젓가락 등의 일회용품이 쌓여가는 걸 보면 이래도 되나 싶다.
이 문제를 해결할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고민을 하던 중, 마을 이야기라 관심 있게 구독하고 있는 장곡동 동네 신문의 8월호 1면에서 흥미로운 글귀와 재밌는 사진이 실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장곡고 ‘용기내, 챌린지!’ 학생들이 플라스틱 배달 용기를 대신하여 다회용 그릇에 음식을 담아 즐겁게 인증샷을 올린 기사를 보고 이렇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담당 선생님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장곡고 1학년 통합사회, 2학년 경제교사이신 박혜림 선생님이 바로 그 주역이다. 2학년 경제 단원 중 ‘착한 소비’에 관한 수업에서 학생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환경 분야를 다루며 ‘용기내 챌린지’를 진행했다고 한다.
장곡고 1•2학년 학생들은 올해 지구살리기 프로젝트를 국어, 사회, 미술 등의 교과에서 진행 중이나 경제 과목은 포함되지 않아 박혜림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2학년 경제선택 학생 66명과 1학년 박혜림 선생님 전담 2개 반만 진행되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고 배달문화가 발달하면서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이 급증하고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워 쓰레기로 버려지며 환경오염을 악화시키는 문제를 동반하는 것에 미약하지만 ‘우리만이라도’라는 심정으로 ‘착한 소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학생들과의 협의를 통해 배달음식을 직접 다회용 용기에 포장해오는 ‘용기내 챌린지’를 재밌게 해보자는 의견이 모였고 강요 없는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어 처음에는 선생님도 학생들도 결과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끝낸 후 80%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한 결과를 보고 학생들도 너무 놀라워하고 재미있어 했다.
그릇을 직접 들고 가서 음식을 포장해오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던 실천 학생들은 가게 사장님들의 칭찬에 만족감을 배로 느꼈고, 아직은 낯설고 어색해하는 사장님들을 만난 학생은 저변 확대가 되어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동료 선생님들도 흥미롭게 반응하며 각자 수업에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주고, 가게 사장님 입장에서도 ‘용기내 챌린지’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박혜림 교사는 “이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 녹아들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구축되기를 바라는 학생들의 바람이 하루라도 빨리 현실화되길 바란다”며 “동네 가게와 행정이 함께 협의회를 구성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 과정상 지속해서 진행되지 못했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어 캠페인 활동까지 진행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뜻 깊은 교육이 된 이번 사례는 다음 기회에 좀 더 보완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선생님의 얘기를 듣고 보니 시흥에 ‘만보시루’가 있으니 ‘제로웨이스트 시루’도 시에서 추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내, 챌린지’에 참가한 학생들의 소감과 그들이 제시한 방안을 살펴보자.
“착한 소비를 하기 전에는 지구나 환경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용기내, 챌린지’를 하면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것과 작은 실천이 지구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지성, 2학년
“저는 감자탕을 냄비에 담아오는 ‘용기내, 챌린지’를 진행하였습니다. 가게에 가서 냄비를 내밀었을 때 직원분들이 모두 당황하셔서 저도 놀랐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아직 ‘용기내, 챌린지’가 우리 마을에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수업을 계기로 많은 사람에게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알려서 착한 소비가 큰 용기를 내야 하는 행동이 아닌 일상적이고 익숙한 행동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지수 2학년
관련기사: 해당 글은 시흥시민주시민교육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시흥다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http://shymca.org/bbs/board.php?bo_table=test00_0&wr_id=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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