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네가 좋은 집에서 살면 좋겠어』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 더 넓고 다양한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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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퍼진 2000년 이후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만큼, 집에서 살아가는 삶 자체가 더 중요해졌다. 그 영향으로 시설이 좋은 집을 찾고 구하고 고치는 온갖 정보와 프로그램이 각종 매체에 올라왔고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그런 집을 구경하고 나면, 선망과 대리만족 사이 어딘가 씁쓸함이 남는 건 왜였을까?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는 복권 같은 행운을 얻거나, 도박 같은 투기를 해야 얻을 수 있는 집 이야기 말고, 그저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보통의 우리들이 살아가는 집에 대한 이야기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투기와 불안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열두 가지 재밌는 집 이야기.
『네가 좋은 집에서 살면 좋겠어』는 한마디로 집보다 중요한 진짜 집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이 책은 부동산 투자로 큰 성공을 이룬 이야기도 아니고, 집 수리와 인테리어 기술에 능한 이들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책도 아니다. 제 삶을 따뜻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 열두 명이 밀도 있게 들려주는 주거생애사이자, 물려받은 자산 없이는 나다움을 지키면서 살아갈 곳을 찾기 어려워 고개를 떨구는 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건네는 용기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집에서 탈출하고 퀴어 마을에 깃들어 새 가족을 이룬 시시선. 탈가정 청소년에게 보내는 사회의 차가운 편견을 마주하면서도 억압받은 딸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주체적인 독립을 이룬 라일락. 한부모 양육자로서, 새로운 집들과 느슨하면서도 안전한 공동체를 가꾸어가는 낭미. 반려묘와 함께 유랑하며 성장하는 황주.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트랜스젠더 여성 에디. ‘보호’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대상화하는 사회에 오늘도 저항하는 진성선. 집을 소유하는 것보다 충실한 삶을 선택하기로 한 구정인. 집을 예술의 재료로 삼아 자본주의에 반하는 예술을 실현하는 이충열. 정신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서 새로운 해석과 도전을 만들어 가는 박목우. 세상의 집들이 환대의 공간이기를 바라며,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농부 길날. 집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계약을 다시 묻는 홍혜은. 주거안전에 대한 기존의 담론에 의문을 던지며 퀴어화된 공간의 정책적 설계를 요구하는 임경지.
세상의 집들이 환대의 공간이기를!
집보다 중요한 진짜 집 이야기
이 책의 필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근본적인 삶의 공간으로서 ‘집’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자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성찰하고 고민하며, 그에 맞는 집을 꾸려가는 열두 명의 필자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탈가정 청소년, 한부모 가족 여성 양육자, 퀴어 가족, 장애 여성, 프리랜서 예술가 등 우리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정체성 중에 한두 가지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그 정체성에만 갇히지 않고 마을과 이웃과 어울리고 조직하며 집과 삶을 통합해서 살아간다.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는 독자들에게 집과 삶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 펼쳐질 수 있도록 더 많이 말하고 삶을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위로를 건네줄 것이다. 삶의 터전으로서의 집보다 '자산'으로서의 집만 생각하며 살아온 많은 사람들에게 '내 집은 어떠한지, 나의 삶은 어떠한지' 스스로 묻고, 살아보고 싶은 이상적인 집을 어떻게 현실의 즐거운 나의 집으로 실현할 것인지 생각해보게 할 것이다.
▶ 차례
기획의 말
집, ‘이야기가 있는 장소’로의 초대 | 조이여울
01 집의 조건. 온기와 시선
당신이 모르는 퀴어들의 마을 | 시시선
집들은 언제나 함께여서 지켜졌다 | 낭미
‘딸의 방’을 벗어나서 | 라일락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에디의 동네 | 에디
반려묘와 함께, 떠돌며 머물며 나를 찾아가는 집 |황주
02 다른 집을 상상하다
그때 집을 샀다면 사막에 별을 보러 가지 못했겠지 | 구정인
오늘도 나는 독립합니다! |진성선
무모하고도 행복한 ‘부쟈놀이’ | 이충열
오래된 농가에서 삽니다 | 길날
건반을 눌렀던 기억이 떠올랐다 | 박목우
임대주택을 좋아하는 편 | 홍혜은
에필로그
자기만의 방과 모두를 위한 도시가 필요해 | 임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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