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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지친 신심 달랠 수 있는 장현천 길을 걸어 보라"

주민들의 산책로로 재탄생한 장현천

김영순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2/01/18 [20:13]

"일상생활에 지친 신심 달랠 수 있는 장현천 길을 걸어 보라"

주민들의 산책로로 재탄생한 장현천

김영순 시민기자 | 입력 : 2022/01/18 [20:13]

장현천(長峴川)은 시흥시 군자동의 군자봉 산록에서 발원하여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시흥시 장곡동에서 보통천을 만나 갯골로 흘러 들어간다. 장현천 명칭은 하천이 지나는 장현동의 마을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능곡동과 장현동을 지나는 장현천은 원래 자연형 하천답게 수로가 구불구불 이어지고 주변 농로에는 아름드리 이태리포플러가 풍광을 아름답게 돋보이게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능곡동 택지개발에 이어 장현택지개발로 원형을 잃어버렸다. 주민 중에는 장현천이 없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농수로 역할을 하고 빨래터 역할을 하고 아이들 놀이터 역할을 하던 장현천이지만 그 기능도 모습도 모든 것이 변해 옛것이 되어버렸기에 도시화에 밀려 온전히 모습을 감추는 것은 아닌지 염려했다.

 

▲ 장현천 양쪽으로 구성된 산책로   © 컬쳐인


다행히도 장현천은 복개되지 않았고, 그 자리에 모습만 달라진 채로 건재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능곡동에서 시흥시청 동편을 지나는 하천 제방은 자전거 이동과 주민들의 산책로 기능을 더하여 2021년 봄에 재탄생했다. 하천 바로 옆으로 산책 가능한 길이 양쪽에 있고 둑도 양편을 다 이용할 수 있다. 하여 심심하지 않게 코스를 지그재그로 이동하면서 산책하거나 운동을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릴 적에 살던 마을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의 물길들이 존재했다. 1950~60년대만 해도 아낙네들의 수다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 정겨웠던 빨래터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 옆에서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팽이치기 등 어린이들의 희망찬 놀이 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졌다. 마을 주위의 산에서 실개천이 시작되면서 그 아래 들판에는 흘러내린 물이 여름철 논밭에 닿아 농산물 수확량에 도움을 줬다.

 

내 기억 속 하천은 연중 내내 맑은 물이 흐르면서 시내 속의 물고기들이나 주변의 나무와 풀들의 생명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던 곳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보송보송한 솜털로 뒤덮인 버들강아지가 봄을 먼저 알리고 여름이 되면 수양버들이 머리카락처럼 가늘고 긴 줄기를 늘어뜨리던 곳.

 

▲ 물고기가 살고 있는 장현천   © 컬쳐인


그런 추억 속 하천은 아니어도 장현천에는 주변에 억새들이 하얀 꽃을 피우며 바람에 흔들거리고, 겨울이면 꽁꽁 언 얼음장 밑으로 물이 소리 없이 흐르는 살아있는 하천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직도 장현동 앞 들판에서는 물이 많이 필요한 모내기 철이 되면 저수지에서 대용량의 물을 방출해 농업용수로 요긴하게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흥시의 식량을 만들어내는 농업용수는 아직도 대부분 하천 수로를 통해 공급된다.

 

시흥시는 전체적으로 북쪽과 동쪽이 높고 남쪽과 서쪽이 낮아 하천의 물길에도 영향을 미친다. 도시 내에서 시의 남서쪽인 서해로 유입하는 하천이 대부분이다. 작은 개천에서 흐르는 물줄기들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다른 물줄기들과 합쳐지면서 갯골을 거쳐 바다로 이른다.

 

시흥시에 장현천, 보통천, 은행천, 목감천, 신천 등의 자연하천이 있고 옥구천, 군자천, 시흥천, 정왕천 등의 인공 하천이 흐르고 있다. 하천의 역할은 여러 가지로 그중에 지구온난화로 심각해진 생태환경에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 다른 하천에 비해 장현천은 생태적 요소가 포함된 둔치를 사람의 공간으로만 조성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하천 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친수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시흥시청에서 갯골까지 농경지 농수로 특성이 있는 하천이며, 보통천, 은행천과 함께 서해권역 기수 역할을 한다.

 

온갖 생명체들을 품어야 할 하천 주변이 500년 걸려야 썩는다는 플라스틱, 폐비닐과 스티로폼, 마스크, 등의 무분별한 잡쓰레기로 죽음의 하천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이런 내 생각이 기우이기를, 노파심으로 끝나기를 희망해 본다.

 

▲ 장현천을 걷고 있는 시민들   © 컬쳐인

 

잘 다듬어져 도시형 하천이 된 장현천. 그럼에도 아직은 어린 시절의 그리운 시냇가 추억과 향수를 불러오기 충분한 곳이다. ‘그리운 시냇가’ 노래를 흥얼대면서 실개천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안고 장현천을 거닐어 보자. 일상생활에서 지친 신심을 달랠 수 있는 장현천 길을 걸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해당 글은 시흥시민주시민교육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시흥다움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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