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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와 책임 사이, 강아지들이 지켜야 할 준법의 책임은 과연 누가?

애견인이 지켜야할 예절을 생각해본다

박종남 편집위원 | 기사입력 2022/03/26 [16:20]

권리와 책임 사이, 강아지들이 지켜야 할 준법의 책임은 과연 누가?

애견인이 지켜야할 예절을 생각해본다

박종남 편집위원 | 입력 : 2022/03/26 [16:20]

지난해 신현동 마을기자단 아이들과 방산동에 있는 청자백자 요지 탐방을 나간 날이었다. 유난히 길고양이와 주인 없는 개를 많이 마주쳤다. 아이들은 깨끗하지 않은 외양을 보고도 손이 절로 나갔다. 대답 없음을 알면서도 말을 건넸고 안쓰러움을 온몸으로 내비쳤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주인들을 원망하며 개에게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지 않냐며 견권(犬權)을 외쳐댔다.

 

아이들의 말장난으로 가볍게 넘겨버렸음을 고백한다. 혹시나 일어날 사고에 대비해 염려를 내세우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애초부터 마음과 시선의 출발점이 아이들과 달랐다.

 

내게는 어린 시절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개한테 물려 주사를 맞았던 기억이 너무도 강하게 남아 이후로 길에서 개를 만나면 두려움이 먼저 나를 얼어붙게 했다.

 

친한 사람 중에 애견인이 있기에 원하지 않아도 강아지를 자주 접하는 기회가 생겨났다. 더구나 최근에는 반려견을 키우는 문화가 퍼지다 보니 일상생활 속에서 강아지를 만나는 빈도수는 점점 늘어간다.

 

하지만 여전히 덩치 큰 개를 마주하거나 사납게 짖어대는 강아지를 만나면 순간적으로 얼음이 되고 경계태세로 전환된다.

 

그날 탐방에서 주인 없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걱정했던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은 이후에 강아지를 안전한 곳에서 주인이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글에 고스란히 녹여졌다.

 

강아지들이 주인에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외치는 아이들 말이 갑자기 떠오른 것은 며칠 전 아침 산책에서였다.

 

만보 걷기를 목표로 아침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 추위에 굴복하여 2월을 통째로 쉬다 게으름에 맛을 들인 탓에 3월의 반까지도 뭉그적뭉그적 이불 속을 못 벗어났다.

 

늘어난 몸무게와 불어난 뱃살이 경각심을 넘어 경고로 다가온 날, 드디어 아침 운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채 한 바퀴도 돌지 않은 곳에서 강아지 산책을 시키다 생긴 배변 봉투를 일반쓰레기 봉투를 넣는 큰 함에다 슬그머니 버리는 주민을 마주쳤다.

 

아침부터 원하지 않는 장면을 접한 뒤로 산책 기분이 영 엉망이 됐다. 나의 용기 없음을 은근히 자책했다가 양심 없는 애견인을 두고 속으로 구시렁거리다가.

 

▲ 쓰레기통으로 그냥 버려진 오물  © 종나미

 

그동안 운동 중에 강아지 산책 중에 기껏 배변 봉투에 담아 처리한 오물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던지는 사람을 마주친 일은 비일비재했다.

 

강아지 줄이 너무 길어서 혹은 큰 덩치 탓에 주인이 의도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를 지켜본 적도 더러 있었다.

 

화단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설치한 가이드라인을 개는 자유자재로 드나들고 주인만 가이드라인 바깥에 줄을 잡고 서 있는 웃픈 모습도 마주했다.

 

아무 강아지나 어느 강아지나 대수롭지 않게 오줌을 갈기고 간 잔디밭에 유아들이 맨발로 걸어 다니는 모습을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본 적도 있다.

 

▲ 화단 청소 중에 숨겨둔 오물봉투 발견  © 종나미

 

▲ 처리하지 않고 버려둔 오물  © 종나미

 

그러면서 생각했다. 강아지들에게 권리가 있다면 의무도 있는데 이 준법의 의무는 누가 져야 할까?

키우는 주인의 몫이 아니라면 강아지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할까?

 

강아지들이 누리는 자유를 책임져줄 의무까지 주인들이 제대로 감당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든다.

 

애견인들이 지켜야 할 에티켓을 잘 지킬때 길에서 만나는 강아지를 바라보는 비애견인들의 시선이 편안해질 것이다.

 

지나다니는 길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사항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애견인들로 인해 더는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거나 기분 상하는 일을 마주하지 않기를 바라는 건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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