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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 시흥지구 능곡봉사회 ‘겹경사 났네’

주영미 회장과 원영란 전 회장, 2022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박종남 편집위원 | 기사입력 2022/08/02 [19:50]

대한적십자 시흥지구 능곡봉사회 ‘겹경사 났네’

주영미 회장과 원영란 전 회장, 2022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박종남 편집위원 | 입력 : 2022/08/02 [19:50]

2022년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공동으로 받게 된 주영미, 원영란 봉사자는 대한적십자 시흥지구 능곡봉사회 회원이다. 주영미 회장과 원영란 전 회장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능곡봉사회 주축이며 단짝이다.

 

▲ 대한적십자사 능곡봉사회 주영미 회장과 원영란 전 회장     ©컬쳐인


되돌아보니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주영미 회장은 정왕동에서 능곡동으로 이사를 오자마자 모집 홍보물을 통해 보건소 관련 늠내향 활동을 능곡 7단지에서 시작했다.


활동에 재미를 붙이던 즈음 능곡봉사회 모집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가입했다. 봉사회 활동을 하면서 보람과 재미를 동시에 얻던 그녀는 이듬해 관무산 등산길에 원영란 전 회장을 만났다.


원영란 씨는 기존에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던 터라 봉사가 익숙하기는 했지만, 주 회장과는 생면부지였다.


그런 사이였지만 산에서 만나는 횟수가 늘고 인사를 트고 대화가 길어지면서 서로의 내면을 알아보게 됐다. 영미 씨는 때를 놓치지 않고 영란 씨에게 능곡봉사회 가입을 권유했다.


사귐이 길어질수록 스타일과 성향이 다름을 알았지만 둘의 봉사를 향한 마음과 진심은 통했고 한결같았다. 이후부터 봉사회는 날개를 달았고 모든 일은 일사천리였다.

 

능곡봉사회 활동은 고정적으로는 하는 활동 이외에도 요청 봉사나 임시 활동이 많아 늘 일상 속에 봉사가 스며들어 있다.


농사를 지어서 결연세대에 수확한 농산물을 나눠주는 장기적인 활동과 이불을 수거해 오고 세탁된 이불을 다시 세대에 전달하는 봉사는 정기적으로 하는 활동 중 하나다.


반찬과 밥을 배달하던 봉사는 푸드마켓이라는 이름으로 대상자들이 직접 찾아와 필요한 물품을 챙겨가는 것으로 변경됐지만, 회원들의 활동은 여전히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또 영각사에서 물품을 후원하거나 한정숙 총무가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후원하는 고기, 이곳저곳에서 지원하는 물품들이 생기면 그때마다 회원들이 결연세대를 찾아 전달한다.


특별 기획으로 다문화가정과 함께 장담그기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전통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장현지구 상가에서 팔고 남는 물량이 있으면 혼자 사는 세대에게 나눔을 하고자 후원을 원하는 가게들이 생긴다. 그럼 흔쾌하게 배달을 맡게 된다.


‘아기랑 찬이랑’ 이유식에서 후원하는 저염식 죽은 치아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안성맞춤이며, ‘엣지베이커리’에서 후원하는 빵은 주식으로 충분하기에 그녀들의 발품에는 그만큼의 가치와 의미가 부여된다.

 

그녀들이 십 년 동안 능곡동에서 펼친 봉사활동은 한 줄 문장으로 담기엔 부족함이 있다. 봉사 정신이 없다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일도 해낸다. 그녀들은 원더우먼임이 틀림없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나 봤던 일종의 수집 강박으로 나타나는 쓰레기를 모은 집이 능곡동에 있었다. 바퀴벌레와 개똥이 뒹구는 집에는 쓰레기로 발을 디딜 틈이 없었다. 잠잘 곳이 없던 주인은 노인정에서 잠을 자고 집은 더 많은 물건으로 채웠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이상이 온 주인을 대신한 자식들과 연락을 통해 청소가 결정됐고 누구도 쉽게 덤비지 못한 청소가 그녀들에게 맡겨졌다.


그녀들은 이 어려운 것을 해냈다. 더러움 속에서 전쟁 같은 청소가 끝난 뒤에 바퀴벌레알이 몸에 묻어있지 않을까 에어건으로 몸을 털고 아프도록 서로의 몸을 털어줬다. 때아닌 풍욕으로 혹시나 스며든 냄새까지 날려버렸다. 힘들고 더러운 일이지만 봉사이기에 감당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들이 이번에 장관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게 된 배경은 코로나 백신 접종 현장 봉사였다. ‘코로나 19’가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초창기부터 백신 접종 현장에서 봉사했다.

 

▲ 주영미 회장의 코로나 백신접종 현장봉사  © 컬쳐인


이웃과 지인들은 감염을 우려했고 어린 손녀를 돌보는 주 회장에게는 더욱 걱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녀들의 봉사는 중단되지 않았고 감염 전파 속도가 빨라져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던 오미크론 사태를 넘고도 아직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봉사를 이어간다.


다들 궁금해한다. 봉사한다고 그만큼이나 많은 활동과 코로나 백신 접종 현장 봉사를 도맡아 했는데 감염을 피한 것을 의아해한다.


조심하기는 했다. 장갑과 일회용 방호복으로 중무장을 했고 마스크를 겹으로 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 현장과 신속 항원 검사 현장 봉사는 위험을 안고 있었다.


한 집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남편을 보살폈지만 정작 그때도 음성으로 감염에서 벗어났던 주영미 회장은 “활동 반경이 그렇게 넓고 만나는 사람도 많은데 신기하다”고 했다. 어쩌면 봉사를 향한 이들의 진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모른다.

 

성격이 꼼꼼하고 신중한 원영란 회장과 달리 털털함으로 일관하는 주영미 회장, 둘은 누가 봐도 극과 극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자살방지지킴이‘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등산로에서 만난 인연이 봉사로 이어졌고 성격은 달라도 봉사를 향한 마음이 같기에 이런 공동 수상의 기회가 온 것이다.

 

▲ 원영란 전 회장의 코로나 백신접종 봉사활동  © 컬쳐인


“봉사하고 귀가하면 마음이 뿌듯해요. 도움과 보탬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의지를 다지는 일이 되고 삶을 이어가게 한다는 것이 흐뭇해요”라는 주영미 회장과 “내 돈을 들여서 하는 봉사는 아니지만, 몸으로 전력을 다하는 전달자의 역할만으로도 기쁨을 얻을 수 있으니 봉사가 좋아요”라는 원영란 전 회장.


봉사로 얻는 기쁨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다면 그녀들의 통장 액수는 천문학적 숫자일 것이다. 장관상 공동 수상이라는 것도 그녀들의 인연에 의미를 더한다. 봉사로 맺어진 그녀들, 맞잡은 손 놓지 않고 봉사의 길 위에서 그렇게 뚜벅뚜벅 나아가리라.

 

▲ 두 자원봉사자의 수상  © 컬쳐인


이 글은 시흥시자원봉사센터 발행 <공감 여름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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