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경기 세계커피콩축제' 연속 개최...문화로서 ‘커피’ 주목‘커피는 총체적 예술’ 구호, 기존의 커피 박람회 형태가 아닌 세계 커피문화 널리 알리는 축제
지난해 우리 국민의 커피 소비량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1인당 한 해 405잔의 커피를 마신 셈인데, 이는 세계 평균 소비량의 두 배 수준이다.
커피소비량만큼 커피를 더욱 깊게 즐기는 애호가들도 늘어났다. 집에서 직접 나만의 커피를 만들어먹는 홈카페 문화가 확산하고 있고, 원산지와 볶은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로스터리숍이나 이탈리아 느낌의 ‘에스프레소 바’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산미’나 ‘바디감’ 같은 용어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커피는 이제 우리의 삶이자 문화가 됐다.
문화로서의 ‘커피’를 만나볼 수 있는 축제가 올가을 시흥시에서 열린다. 에티오피아, 라오스, 케냐, 과테말라 등 커피 생산국 농장들의 특징적인 원두와 문화를 체험하고,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까지 한 곳에서 펼쳐지는 ‘경기 세계커피콩축제’다.
지난해 시작된 이 축제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원두의 다양한 풍미를 한자리에서 모두 맛볼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커피와 문화를 접목해 커피문화를 확산하려는 시도, 세 번째는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축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1회에 이어 올해도 세계커피콩축제를 개최하는 시흥시는 ‘커피는 총체적 예술’이라는 구호를 바탕으로, 기존의 커피 박람회 형태가 아닌 세계 커피문화를 널리 알리는 축제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세계커피콩축제는 10월 5일과 6일 양일간 시흥시 은계호수공원에서 열린다.
지난해 1회 축제에는 양일간 1만여 명의 인파가 몰리며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카메룬과 케냐,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 커피 생산국의 농장들이 직접 참여해 해당 국가의 커피를 시연하며 커피 문화를 소개했다. 시흥시를 대표하는 로스터리 카페 10곳도 섬세하고 독특한 커피 로스팅의 세계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
이날 커피 최대 생산국 중 한곳인 과테말라의 사라 솔리스(Sara Solís) 주한대사가 참석해 시흥시와 교류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솔리스 대사는 직접 축사를 낭송하고 함께 열린 세계커피대회 시상자로 나섰다.
올해 축제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커피 농가의 농장체험을 할 수 있다. 유명 산지의 커피 수십여 종을 시음해 보고 시흥시 인기 카페의 디저트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참여 커피 재배국은 기존 10개국에서 25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커피를 맛 봤다면 직접 원두를 선별하고 볶아 내리는 전 과정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생두 알아맞히기 ▲커피 로스팅 체험 ▲핸드 드립 체험은 놓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될 거다.
커피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마련돼 있다. 축제 기간 중 커피와 와인이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와 커피 자격증 수업, 청소년 대상 커피 특강 등 커피 관련 강의가 이어진다. 커피를 마시면서 하는 요가와 커피 예술인들이 총출동하는 커피 공예 체험도 즐길거리다. 시흥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물길따라 버스킹을 통해 뮤지션들의 다양한 매력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와 같이 일회용품 없는 축제로 진행된다. 종이 안내문 대신 QR코드로 행사를 안내하고, 모든 시음 행사는 개인 텀블러를 활용해 진행한다. 다만, 텀블러를 가져오지 않은 관람객은 1,000원의 보증금을 내고 다회용기를 빌려 참가할 수 있다.
경기도 세계커피콩축제 기간 전 세계 바리스타와 커피 전문가 중 으뜸을 가리는 세계커피대회(World Coffee Competition: WCC)도 함께 열린다. 세계커피바리스타챔피언십과 세계커피로스팅챔피언십 등 7개 부분에서 커피 장인을 가려내는 대회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세계 최고 커피콩 부문 ▲세계커피퀴즈챔피언십 ▲세계 커피 로스팅 챔피언십 ▲세계 커피 짓기(브루잉) 챔피언십 ▲세계 커피 테이스팅 챔피언십 등 5개 부문이 진행됐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바리스타 부문과 ▲라테아트 부문이 새로 신설됐다. 기존 경쟁 부문에서도 내용에 소폭 변동이 있다. 세계 최고 커피콩 부문은 K-커피 어워드 종목으로 변경됐다. 국내외 커피 재배 농가 중 우수한 생두를 생산한 10개 농장을 선정한다. 종목별 상위 3명에는 상패와 상장이 수여되며, 시흥시장상, 시흥시의장상, 국회의원상, 도의장상, 교육장상 등 상훈이 부여된다.
이번 대회는 상업적인 목적 없이 공공성을 띄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7종목 모두 참가자의 역량과 커피의 품질만을 놓고 철저히 평가한다. 더불어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한 세계 유일 커피 지식 경연 대회 ‘세계커피퀴즈 챔피언십’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 배지와 소정의 상품이 주어진다.
대회는 나이와 성별, 국적과 상관없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대회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조직위가 운영하는 커피비평가협회 누리집(www.ccacoffee.co.kr)에 접속해 'WCC' 코너를 클릭하면 된다. 접수는 오는 8월 4일 마감된다.
세계커피콩축제, 이틀간 진행되는 축제의 준비위원장직을 맡은 김경민 씨는 36살의 젊은 사업가다. 앳된 외모와는 다르게 현재 시흥시 은계호수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권에 총 네 곳의 ‘아마츄어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츄어 작업실’이라는 이름 어디에도 커피를 파는 커피숍의 이미지가 없다. 실제 그는 이곳을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부른다.
“한 번도 커피라는 음료수를 판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문화를 팔고 싶었고 대중에게 커피 문화와 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죠”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이름처럼 6개 층으로 구성돼 있는 시흥 은계호수 작업실에는 각 층별로 다른 문화 콘셉트를 만날 수 있다. 1층은 문화 공간, 2층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동화 공간’ 3층은 ‘미술 공간’과 같은 식이다. 실제 2층에서는 어린이 뮤지컬 등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열리고, 3층은 전시 공간을 찾을 수 없는 작가들에게 내어줬다.
이번 세계커피콩축제에는 김경민 준비위원장의 이러한 커피 철학이 가득 담겨있다. 에티오피아 원두의 향과 맛뿐 아니라 그 생산과정과 원두가 태어난 문화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더 깊이 커피를 즐기는 방식이 된다는 것.
세계커피콩축제가 열리는 은계호수의 아름다움도 그가 권하는 커피 맛의 일면이다.
“작지만 평화롭죠. 아이의 손을 잡고 산책을 즐기는 가족이나, 연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풍경이 됩니다. 10월, 작은 커피콩에 들어있는 세계의 문화를 만나러 시흥으로 오세요” <저작권자 ⓒ 컬쳐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