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렬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마음두기』가 출간됐다. 『마음두기』는 지금껏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온 시인의 식물적 상상력을 담담하게 풀어낸 시들을 엮은 것이다.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2018)』,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 (2020)』, 『기척 없는 것들(2021)』, 『손끝(2022)』, 『영혼의 카렌시아 (2023)』 등 매년 시집을 발간해 온 최준렬 시인은 올해도 어김없이 『마음두기(2024)』를 발간해 주목된다.
시인의 삶은 어쩌면 식물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을지도 모른다. 산부인과 원장으로서 새로운 생명을 받아내온 그는 그 누구보다 동적인 일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시인이 어떻게 식물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항상 마음을 다스리고 감사를 전할 수 있는 여유를 간직한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런 시인의 성품이 세월을 거름으로 만들어 시라는 열매를 맺게 만들었다.
식물은 뿌리 내린 그곳을 조용히 자신의 집으로 삼는다. 소극적이고 섬세하지만, 그 무엇보다 끈질기다. 죽은 줄 알았던 식물에서 새순을 발견했을 때의 아름다움, 소중하면서도 서정적인,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시인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
이병헌 <문학평론가, 대진대 국문과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최준렬 시인의 시에는 사물과 사람을 대하는 섬세한 시적 감각이 드러나 있다. 시의 촉수는 그가 접하는 모든 대상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진다. 이때 모든 시적 제재는 마치 그것을 가리고 있던 엷은 베일을 벗은 듯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고난 성품이 그러한 것인지 조금 소극적이고 정적인 성격이 그의 시세계를 이끌고 있다. 한 자리에 서서 모든 자연의 풍파를 감내하고 있는 식물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시적 상상력의 본질을 이렇게 파악하는 것이 다양한 사물과 세계를 다루고 있는 그의 시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마음두기』에서는 마음을 다잡는 시인의 성숙함이 유독 돋보이는 시들이 많다. 변화하는 세상,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가지치기에 빗대어 풀어냈다. 고뇌를 거친 시인의 꽃핀 표현력이 시를 더욱 싱싱하게 만든다.
전북 부안 출생으로 전주고, 전북의대, 가천의대 대학원 졸업, 산부인과 전문의, 의학박사이다.
『순수문학(1999)』에 수필, 『문학세계(2009)』에 시로 등단했으며, ‘시흥YMCA’ 초대 이사장, 《시흥시민뉴스》 초대 발행인, 시흥시 중앙산부인과 원장이다.
■ 산문집 : 『세상을 임신한 남자』 ■ 시집 :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2018)』,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 (2020)』, 『기척 없는 것들(2021)』, 『손끝(2022)』, 『영혼의 카렌시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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