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초 여름 가장 맛 있는 생선 횟감 으뜸은?”

마트 파는 병어는 잊어라! 살아 있는 시흥 앞바다 병어 맛을 안다면!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6/06/29 [00:49]

“초 여름 가장 맛 있는 생선 횟감 으뜸은?”

마트 파는 병어는 잊어라! 살아 있는 시흥 앞바다 병어 맛을 안다면!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6/06/29 [00:49]
까끌해진 초여름 입맛을 돋우는 제철 생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철마다 인간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는 바다라고 해도 요즘 때면 이 같은 욕구를 맞춰주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합니다. 초여름이면 갯것들이 대체로 산란을 마친 직후라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죽했으면 '겨울 숭어가 앉았다 나간 자리는 펄도 달다'는 말이 있는데 반해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숭어가 자루에 담긴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숭어는 활동성이 좋아 물통 밖으로 뛰쳐 나오곤 해 자루에 담아 놓은 것 같았습니다.       © 추광규
 
하지만 초여름이라고 해도 제 맛을 내는 생선은 있기 마련입니다. 남도 쪽이라면 ‘갯장어’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여름 민어도 보양식으로 으뜸으로 칩니다. 그렇다면 서해안의 제철 생선은 어떤 생선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두 말 없이 ‘병어’를 꼽습니다.
 
초여름 산란철을 맞아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병어의 맛은 그 어떤 생선도 따라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1kg에 몇 십만 원 나간다는 ‘다금바리’도 제 입맛의 기준에 따른다면 명함도 못 내밀 것입니다. 여름철 보양식의 상징으로 마리당 백만 원을 호가한다는 민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다만, 병어가 제 맛을 자랑할려고 한다면 그 전제가 있습니다. 싱싱해야만 한다는 것. 그것도 살아있는 병어라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갈치 멸치 꽁치 삼치등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들은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놈들을 만나기는 힘듭니다. 병어도 ‘병치’라고 부를 정도로 성질이 급한 생선이 되다 보니 살아있는 놈으로 맛을 본다는 것은 여간해서는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서해안 초여름 별미인 살아있는 ‘병치’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 오이도 빨강등대 바로 옆을 지나는데 갈매기들이 낮게 날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갈매기들은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에 유혹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8년 전 풍성했던 병어 조업 2016년 6월은 어떤 모습....
 
지하철 4호선의 종점인 오이도역에서 버스로 20여분이면 갈 수 있는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가 있습니다. 수도권 전철을 이용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빨강등대로 상징되는 ‘오이도’를 자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어민들이 직접 잡은 제철생선을 싼값에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특히 매년 이맘때면 저절로 오이도로 발걸음을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초여름의 진객 살아있는 병어를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병어를 잡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산채로 잡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유자망 조업이라고 하는데 그물을 수면에 수직으로 펼친 후 조류를 따라 흘려보내면서 병어가 그물코에 꽂히게 하여 잡는 조업 방식입니다.
 
▲  지난 2008년 5월 31일 오이도 앞바다 병어 조업 장면입니다. 그물에 병어가 잡혀 줄줄이 올라왔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8년 전인 지난 2008년 5월 31일 이곳 오이도 어촌계 소속인 이기관 선장의 ‘오이도2호’라고 이름 지어진 1톤짜리 선외기를 타고 조업 현장을 취재한 적 있습니다. 이날 이기관 선장은 높이가 4미터 길이는 250여 미터 남짓되는 그물을 바다에 깐 후 조류를 타고 흐르게 놔둔 후 30여분 후에 걷어 올렸습니다.
 
이 선장은 그물을 걷어 올려 걸려든 병어를 빼낸 후 또 다시 같은 방식으로 그물을 바다에 놓는 방법으로 조업을 계속했습니다. 그렇게 3시간여 동안 대여섯 번의 그물질을 통해 약 200여마리가 넘는 제법 통통한 병어를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8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난 18일 주말을 맞아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한 동안 가지 못할 것 같고 또한 사리물때를 맞아 생선이 많이 잡혔을 걸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  오이도 선착장 좌판의 모습입니다. 주말임에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 추광규 기자
 
8년 전 1마리당 만 원짜리 병어는 지금은 1마리에 4만원
 
오이도 어촌계에 소속된 200여 어민들은 크게 세 가지 조업으로 고기를 잡습니다. 하나는 앞에서 말한 자망 조업이고 또 하나는 안강망 조업입니다. 또 하나는 간조때면 드러나는 뻘에서 동죽등 조개를 캐거나 삽으로 펄을 파서 낙지등을 잡는 어민들입니다.   
 
자망조업은 오이도 포구에서 선외기로 10~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월미도나 인천 LNG 기지 인근 그리고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앞바다에서 조업을 합니다. 이와 반해 안강망 조업을 하는 어민들은 10톤 내외의 배로 서너 시간 거리인 승봉도 등지에서 제철 생선을 잡아옵니다.
 
부부내외가 조업을 할 수 있는 자망 조업이 가내수공업 수준이라고 한다면 안강망 조업은 뱃사람만 서너 사람은 되야 가능하기에 기업형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 오이도의 어민들은 유자망 조업으로 잡은 생선을 내다파는 어민들은 오이도 선착장 양편에서 장사를 하는데 반해 안강망 조업으로 생선을 잡아오는 생선을 내다파는 어민들은 빨강등대 맞은편에 있는 수산시장 A동 뒤편에서 판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 살아있는 병어가 옆으로 누운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 물통에는 큼지막한 자연산 광어가 담겨 있었습니다.     © 추광규 기자
 
하지만 이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안강망 조업으로 잡아온 생선을 파는 좌판대가 썰렁 했기 때문입니다. 생선이 많이 잡힐 때에는 십 수 명의 아줌마들이 좌판을 펼쳐 놓는데 이날은 고작 두 사람만 자리를 잡고 생선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 것도 빈약했습니다. 낙지 몇 마리와 작은 조기 새끼 한 무더기 여기에 장대 몇 마리가 그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배가 아직 안 들어온 거냐고 묻자 오늘 잡아온 생선이 이게 전부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물때가 안 맞아서 이러냐고 물어보니 다섯물로 어느 정도 잡혀야 하는데 요 며칠간 조업이 형편 없다는 푸념섞인 말이 되돌아 옵니다.
 
▲ 이기관 선장 부인이 팔고 있는 좌판대의 살아있는 병어 입니다.     © 추광규 기자
 
유자망으로 고기를 잡아다가 팔고 있는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이곳도 생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기대했던 대로 반가운 놈들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병어였습니다.
 
살아있는 병어를 만날 수 는 있었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을 부르고 있었기에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주저하게 됩니다. 이십 여마리 남짓되는 병어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얼마냐고 묻자 어른 손바닥 크기인데 한 마리에 4만원이라고 합니다. 1kg에는 8만원이라고 하니 무척이나 비싼 값입니다.
 
다른 어민들의 좌판을 살펴보니 살아있는 병어를 팔고 있는 어민 또한 몇 안 됩니다. 이맘때면 지천으로 잡혀야만 할 병어가 눈에 안띄기에 물어보니 요즈음에는 ‘네 다섯 시간 잡아도 고작 열 마리 남짓이 전부’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허탕치는 날도 자주 있다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이기관 선장 또한 그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선장의 부인은 이날 잡은 병어가 고작 4마리가 전부였다며 쓴 웃음을 짓습니다. 여기에 숭어 3마리가 전부였다고 했습니다. 얼추 헤아려 보니 이날 벌이는 20만원 남짓이니 8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빈약한 고기잡이 결과입니다.
 
너무 비싼 가격에 몇 번을 망설이던 중 방금 죽은 병어 2마리를 4만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1년에 딱 한번 나오는 살아있는 병어의 맛을 올해만 놓칠 수 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말에 오이도에 가게되면 각종 공연이 펼쳐지곤 합니다.      © 추광규 기자
 
병어 회무침에 초여름의 활기가 살아나고...
 
병어는 뼈째 썰어 먹는 것 보다는 살만 포를 떠 회무침으로 먹는 게 가장 맛을 즐길 수 있지 않는가 합니다. 포를 뜨고 남은 병어는 여름 햇 감자를 바닥에 깔고 은근하게 조려내면 달착지근한 맛이 입에 착 달라붙습니다. 회로도 먹고 조림으로도 먹으니 병어의 맛을 100% 즐기는 1석2조의 방법입니다. 병어 회무침은 여수쪽에서 유명한 '서대무침'과 비슷하지만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여기에 씹을 수록 감칠 맛이 나는게 까칠한 입맛을 단박에 사로잡습니다. 
 
▲병어의 살만 포를 뜹니다.      © 추광규 기자
 
▲ 오이와 양파로 무쳐낸 병어 회무침 입니다.   © 추광규 기자
 
집에 가져온 병어는 먼저 배를 갈라 내장을 정리한 후 키친타올로 물기를 깨끗하게 없앤 후 도톰하게 포를 떴습니다. 여기에 오이와 양파를 송송 썰어 넣고 초고추장에 버무리니 초여름의 병어무침이 간단하게 완성됩니다.
 
살이 통통하니 포를 뜬게 두 마리 밖에 안 되지만 양이 제법 됩니다. 병어 회 무침은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조금씩 덜어서 먹는다고 해도 며칠 동안은 크게 맛이 변하지 않습니다. 병어 회무침은 술안주로도 좋지만 반찬감으로 그 맛이 더 좋으니 며칠간 반찬 걱정이 없을 것 같습니다.   
 
▲ 포를 떠낸 병어의 모습입니다.     © 추광규 기자
 
 
▲ 포를 뜬 병어는 햇감자에 조려내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 추광규 기자
 
담백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포를 뜬 후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때가 되면 아낌없이 내놓는 바다 덕분에 까칠했던 입 맛은 사라졌습니다. 제법 푸짐하게 퍼 담았던 밥을 뚝 딱 해치우고는 한번 더 밥을 공기에 퍼담았습니다. 뱃살이 은근하게 신경 쓰이는 병어 회무침입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사람과 삶 많이 본 기사
광고
광고